물속에서 찍은 사진들
LOMO 카메라가 화질이 나쁘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막상 하나뿐인 디카를 아쿠아팩에 싸서 물에 담근다는게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마침 선물받은 물건이 있어서 써봤는데, 실망스럽지만 아마 이게 없었으면 소심한 저는 물속에서 사진을 찍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묵었던 섬에서는 산호가 있는 웅덩이의 좌/우로 수상 방갈로를 지었더군요. 산호들 사이로 헤엄쳐서 중앙의 웅덩이로 나가보면 물고기들이 많이 모여있습니다.

색이 이렇게 나와서 그렇지 흰색의 물고기는 거의 없습니다.
 빛의 각도에 따라 몸의 여기저기가 무지개빛처럼 빛나는 물고기와 흰색/검정 줄무니 물고기가 동내 참새보다도 흔했습니다.



처음에는 웅덩이 위로 지나가기가 솔직히 무서웠습니다. 물이 깊어지고 어두워지면서 바닥이 보이지 않는데, 경사는 가파른것이 가까이 다가가니까 차가운 물의 흐름도 느껴지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얕은 물에서 사진찍고 놀면서 적응훈련을 했습니다. ^^

사진으로 물고기들의 색이 표현되지 않는게 너무 아쉽네요. 특히 방금 위의 이 사진은 아래와 같은 색을 띄고 있었습니다.

이건 제가 찍은게 아니고 인터넷에서 "Picasso Triggerfish"로 검색한 사진입니다.


인공으로 만든 돌담 틈새에 물고기들이 서식하는지 여기서도 산호에서는 못보던 물고기들도 몇몇 봤습니다.


둘째날, 직원에게 스노클링하기 좋은때가 언제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물이 많이 차올랐을때라고 하네요.
 그말을 듣고보니 물이 깊을수록 큰 고기들을 보다 다양하게 볼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용감하게 웅덩이 위에서 둘러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더군요.

옆에 있는 작은 물고기가 손가락 두새가만한 크기인걸 감안하면 꽤 큰놈입니다.


지느러미가 흔들리는거 보면 물살이 꽤 빨라보이는데, 떼를 지어서 물의 흐름을 마주보고 버틴채 모여있었습니다.
 깊은곳에 있었는데 용캐도 사진에는 잘나왔네요.


돌아와서 사진을 정리해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건 바로 이놈이네요.
 손가락만도 못한 크기의, 노란 바탕에 파란 가로줄이 두세개 있던 작은 물고기가 신부의 몸 주위를 30분 가량 따라다녔습니다.
 어쩌면 눈치채기 전부터 따라다녔는지도 모르니 그보다 더 오래 함께했는지도 모르겠네요.


몸 아래에 있는 장면밖에 잡지 못했는데 간간히 옆구리나 구명조끼 너머로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습니다.

이젠 깊은물이 두렵지 않아요! ^_^

 
정작 가장 다양한 물고기들을 본건 체크아웃 하고 스노클링한 마지막날입니다.
 팔뚝만한 상어, 그보단 좀 작지만, 푸른 몸통에 지느러미들 (등, 꼬리, 가슴, 배)이 분홍색인 물고기,
 그거보다 조금 더 작지만 그래도 여전히 30cm 이상 되는 파란 몸통에 펼쳤을때만 노란 가슴지느러미를 단 물고기가 이뻤고,
 
한번은 물웅덩이 아래를 내려다보고 깜짝 놀랐는데,
 1m 가까이되는 길이에 제 손목보다 가는 몸통의 곧은 물고기들이 족히 10마리는 넘게 흩어져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퍼져서 움직이지도 않는게 마치 제 밑에 거미줄이라도 펼쳐져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정작 마지막날에는 필름이 떨어져서 인상적인 장면을 담지 못해서 아쉽네요. 하지만 오히려 관찰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가지 아쉬운건 용기내서 잠수를 해보지 못했던 점입니다.
 요령만 터득하면 잠수했다가 물밖으로 나와서 입김을 훅 불면 스노클의 물이 빠져나온다는 이론은 배웠는데...
 다음번엔 꼭 해보고 싶어요. 신혼여행만큼 예산을 들이지는 못하겠지만,
여기만한 숙박시설은 포기하더라도 이곳만큼이나 스노클링하기 좋은곳을 찾아내고싶네요.

정신이 몽롱해질때까지 헤엄치고 다녔습니다. 눈을 뜨질 못하네요. ^^
무엇보다 다행인건 수영을 싫어하던 신부도 빛나는 바닷물과 알록달록한 열대어들을 보더니
언제 그랬냐는듯 잊지못할 추억을 저와 함께했다는 점입니다.
by 준호 | 2008/04/28 01:15 | 여행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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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소요 at 2008/04/28 17:37
와~! 나름 분위기있고 멋지네요.
이제 신부님도 수영장 데리고 다니세요.

결혼식날 가서 얼굴도 못보고 주례사 듣는 등만 보다가 1층 내려갔었는데 잘 다녀오셨군요.

Commented by 준호씨신부 at 2008/04/29 14:34
소요님~!안녕하세요. 바쁘신 중에 결혼식 와주셔서 넘 감사드려요~
예식때 제대로 인사도 못드리구..죄송해요^^;;; 혼잡한 분위기였을텐데 식사는 잘하셨는지 모르겠어요.
안그래도 앞으로는 수영장 따라 다녀야겠어요~스노클링 생각보다 넘 재밌드라구용~ㅎㅎ^^
Commented by bryan at 2008/04/29 23:38
잼나게 놀다왔나부네~~ ^^
자 이제 집들이는 언제? ㅋㅋ
Commented by 준호 at 2008/05/02 22:01
ㅎㅎ 보채긴 내일이 우리 부모님차례야 좀 기다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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